SPECTRUM 5: 이정록 《Decoding Scape》

2012.03.17. 토 ~ 2012.05.05. 토

한미사진미술관의 연속기획전 SPECTRUM의 다섯 번째 전시는 이정록의 최근 작업을 선보인다. 그의 신작들은 작가가 설정한 최소한의 연출로 자연과 환경, 땅의 힘과 경이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기존작업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그 위에 ‘언어성’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삽입하여, 우리 삶 속에 깊이 개입하고 있는 신화적이고 영적인 세계를 작가만의 철학으로 더욱 다채롭고 강렬하게 시각화하였다.

작가에게 말과 언어란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 그 이상이다. 그것은 단지 인간이 고안해내고 약속한 기호 체계가 아니라 사물이 그 안에서 존재를 드러내고 존재하게 되는 ‘존재의 집’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정록의 ‘Decoding Scape’ 시리즈 안에서는 우리가 발음하는 자음과 모음들이 독특한 방식으로 조합되어 마치 생명을 가진 신화적 존재처럼, 사진 프레임 안에 공존하는 사물들과 단일한 풍경을 구성한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하여 소리 문자인 한글을 뜻 글자로 읽어내고 상형문자로 봄으로써 그 속에서 자연의 의미를 풀어내고 소통을 시도하고자 하였다. 자연을 관찰하고 더 나아가 그것과 공명하여 그 언어적 본질을 읽어내어 한글기호로 가시화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작업과정 중에 그가 바라본 풍경이 말을 걸어 주기를 기다리며 그 풍경을 한글에 기초한 그만의 언어로 해석하여 그 결과를 필름에 기록함으로써 대상과의 소통을 시도하고자 하였다.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언어성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가 이 언어를 ‘말함’으로써 사물은 창조되고 인식된다. 작가는 개개 사물에 붙여진 이름들이 그 존재의 언어적 본질을 발견해 내어 만들어진 것들이기 때문에, 그 ‘이름’ 자체가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고, 그리하여 인간은 사물, 자연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Venue

뮤지엄한미 방이

참여작가

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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