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 오노데라 《Yuki Onodera》

2010.09.11. 토 ~ 2010.12.04. 토

한미사진미술관이 사진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일본 사진작가 유키 오노데라의 사진전을 9월 11일부터 12월 4일까지 연다. 작가는 1991년 사진신세기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사진계에 등단했다. 1993년부터 파리에 거주하면서 작가활동을 하고 있으며, 1996년에 코닥 사진비평상, 2003년 이헤이 기무라 사진상, 2006년에 니엡스 사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무런 의미 없이 일상 속에 쓰이던 물건들은 오노데라의 사진기에 담기면서 새롭게 다시 태어난다. 또한 작가는 사진을 찍을 때 정체돼있지 않고 매번 새로 찍는 마음으로 다양한 기법을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그룹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다양한 시도를 한 사진들을 만나볼 수 있다.

‘헌 옷의 초상’(Portrait of Second-hand Clothes) 시리즈에는 마치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헌 옷이 등장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헌 옷들은 프랑스 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가 1993년 파리에서 가졌던 전시에 출품했던 옷들이다. 오노데라는 죽음의 이미지가 드리워져 있는 헌 옷들을 아파트 창문 앞에 걸고 촬영하면서 마치 누군가 옷을 입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하는 동시에 죽음의 그림자를 없애고 생명을 다시 불어넣는다. ‘트랜베스트’(Transvest)는 ‘이성의 옷을 바꿔 입다’라는 뜻으로 중첩된 이미지를 보여준다. 사람의 검은 실루엣처럼 보이는 공간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이미지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작가는 잡지나 신문들에서 오려낸 사람의 모습을 포토 몽타주를 사용해 가로등, 역사적 건축물 이미지로 채우고 강한 조명을 사용해 촬영을 했다. ‘로마-로마’(Roma-Roma)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작가는 스페인, 스웨덴에 있는 로마라는 이름을 가진 두 도시를 촬영한 뒤 한 공간에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다른 공간을 모아 놓는다. 이 시리즈를 촬영하기 위해 작가는 두 렌지를 가진 스테레오 카메라를 사용했다.

이밖에 몰래 찍은 사람을 얼굴 위에 여러 문양으로 오려낸 종이를 올려놓고 포토그램으로 제작한 ‘열한 번째 손가락(Eleventh Finger)’, 레이블 없이 공중에 부유하고 있는 깡통으로 대중소비사회의 실체와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미확인비행깡통(C.V.N.I), 헤드폰과 우유잔 등을 숲 한가운데에 전통적인 정물화처럼 배치해 찍은 ‘12스피드’ 등 다양한 시리즈들을 볼 수 있다. 사진의 매력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함’에 있다는 작가는 아직도 ‘사진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항상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넘친다는 작가는 아직도 찍고 싶은 것들이 많다. 이번 전시는 사진에 대한 관습과 선입견에서 벗어나 사진이 지닌 예술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넓히려는 작가의 의지와 도전이 담긴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Venue

뮤지엄한미 방이

참여작가

유키 오노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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