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식 《책가도册架圖: 정물과 초상》

2017.10.21. 토 ~ 2017.11.25. 토

artist statement
18세기 후반 널리 유행한 책가도(冊架圖)는 현학에 정진하고 글공부를 적극 권장했던 당시의 생활을 보여주는 작품들로 서가 모양의 격자 구획 안에 문방구를 비롯하여 선비의 여가와 관련된 사물들을 역원근법(逆遠近法)으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책(册)은 고금을 막론하고 동경과 욕망의 대상이었고 양식이어서, 끼니를 걸러가며 책을 구입하고 책장에 쌓여가는 책들을 바라보며 마음의 양식도 쌓여감을 자찬하며 희열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책가도(冊架圖)를 만들어 방의 한 구석을 채웠으니…
본인 또한 책들이 가득한 책장을 만나게 되면 어김없이 숨 막힘을 느낀다. 형형색색의 책들이 주인 나름의 질서대로 줄을 선 모습이라니,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책가도(冊架圖)는 본인의 책(册)에 대한 욕망의 표현이다.

 

작품에 들어가며…
책가도(冊架圖)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반차도(班次圖) 작업을 진행하면서 조선 후기 회화의 표현양식에 매력을 느껴서인데, 본인의 책에 대한 욕망과 책가도(冊架圖)의 미적 아름다움이 맞물려 이번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책가도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책과 문방구 등을 서가 모양의 격자 구획 안에 배치한 것과 덩어리로 모아놓은 것이 그것이다.

본인이 책가도(冊架圖) 작업을 진행하면서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그 첫 번째 것으로 여러 책장들을 촬영하는 것이다. 책장은 생김새는 비슷하나 그 주인의 취향과 직업에 따라 그 속에 책들은 너무나 달라서 배열되어있는 책들만으로도 훌륭한 시각적 요소를 제공한다.
그리고 위의 작업으로 수집된 책장 속의 책과 문방구 등의 이미지들을 채집하여 재구성 함으로써 책장만으로 표현되어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작품들에 변화를 줄 것이다.

 

작품의 해체와 재구성
책가도(冊架圖)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특유의 원근법인데 이는 한 번의 촬영으로는 만들 수 없는 이미지이다. 이에 본인은 책장을 부분 촬영하고 이것을 한지에 잉크젯으로 부분 프린트 한 다음 바느질로 이어줌으로 마무리할 것이다.
이미지의 원근법적인 문제만의 해결을 원한다면 부분 촬영에 이은 포토샵과 같은 디지털의 이기를 활용하여 극복할 수 있지만, 본인은 그보다 구획 촬영된 이미지를 각각 프린팅 하여 이를 바느질을 이용하여 엮는 방법을 선택하였는데, 이는 조각보의 아름다움을 책가도(冊架圖) 작업에 활용한 것이다.
조각조각 모아져서 만들어지는 조각보가 한 권 한 권 모여 책장을 가득 채운 책가도(冊架圖)와 통하는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여 이를 표현방법으로 이용했다.
이 때문에 작품들은 각각 유일본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Venue

뮤지엄한미 방이

참여작가

임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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