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탈리아 수교 130주년 기념전 《Italian Nostalgia》

2014.09.13. 토 ~ 2014.11.08. 토

한국-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 현대사진작가 3인 그룹전《Italian Nostalgia》가 한미사진미술관에서 9월 13일부터 11월 8일까지 8주간 열린다. 한미사진미술관과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공동기획 한 이번 전시는 한국의 디지털 과도기 세대에 속하는 1960년대 태생 작가 3인의 작업을 소개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이 묘하게 뒤섞인 1990년대에 한국 작가들이 사회 전반의 변화를 직감하며 새로운 현실과 사라지고 잊혀가는 것들 사이의 균열을 아날로그와 디지털 혼성의 이미지로 대응하였다면, 같은 시대를 살아온 이탈리아 사진가들은 어떠한 작업을 만들어냈을까? 그 궁금증이 커진다.

세 작가는 체사레 디 리보리오(Cesare Di Liborio, 1960~ ), 마시밀리아노 카멜리니(Massimiliano Camellini, 1964~ ), 그리고 루카 질리(Luca Gilli, 1965~ )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이탈리아 레조 에밀리아Reggio Emilia 지역 출신 작가들인데, 이곳은 21세기 이탈리아 현대사진의 가장 중요한 인물로, 작가이자 집필자, 전시기획자로도 저명한 루이지 기리(Luigi Ghirri, 1943~1992)의 출신지이기도 하다. 동년배의 한국작가들이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진활동의 전선에 나선 것처럼 이들 역시 이 시기가 사진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기이다. 체사레 디 리보리오는 1993년에 바스코 아스콜리니(Vasco Ascolini, 1937~ )와의 만남을 계기로 아마추어에서 프로사진가로 전향하였고, 루카 질리는 1998년에 그래픽아트 스튜디오와 출판사를 설립하며 개인 사진작업을 위한 여러 실험을 감당할 수 있었고, 마시밀리아노 카멜리니는 1990년대부터 평소 관심을 두던 르포르타주를 중심으로 개인 사진연구를 밀도 있게 진행해왔다. 세 작가 중 가장 연배가 높은 체사레 디 리보리오는 이번 전시에서 1990년대 대표연작인《Heracles’s Pole》을 선보일 예정이다.

본 전시에서는 1990년대 후반 작업을 비롯하여 2000년대 이후 근작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체사레 디 리보리오는 1996년~1998년 사이에 촬영한 은염사진 시리즈《Heracles’s Pole》의 대표작 24점을, 마시밀리아노 카멜리니와 루카 질리는 가장 최근에 작업한 연작 중 대표작들을 각각 17점, 26점씩 선보인다.

세 작가는 사진의 방법론과 표현형식이 각자 다르지만 흥미롭게도‘공간’이라는 주제 안으로 수렴되어 그곳에 담긴 흔적, 기억들에 대해 탐사한다. 그 공간은 한철 지난 폐허이거나 기억만 담은 빈 공간이다. 마시밀리아노 카멜리니의‘공간’은 번영기를 지나 이제는 문을 닫게 된 이탈리아 북서부 상공업 도시 토리노Torino의 한 섬유공장이며, 루카 질리의‘공간’은 누구에게도 속해있지 않은, 버려진 공장 또는 빈 건물이다.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체사레 디리보리오의‘공간’은 이제는 그 위용을 잃고 터만 남은 전각의 구조물(주로 기둥 또는 울타리)이다. 공간에 담긴 기억, 그 흔적에 관해 사유한 세 작가의 사진은 예전 것과 새로운 것을 동시에 경험한 이들 세대가 한국을 넘어 이탈리아에서도 어느 세대보다 뜨겁고 치열한‘노스탤지어’란 감성으로 묶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탈리아인들의 의식 속에 내재된 지난 역사와 일상의 자취를 강력한 사진언어로 보여줄 이번 전시는 차세대의 가장 강력한 소통 매체이자 세계 공용어인 사진을 매개로 양국의 시대, 문화적 공감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사진 문화교류의 초석을 다지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전시 개막에 맞춰 참여 작가 3인 모두 방한할 예정이며, 개막식 당일에는 아티스트 토크가 마련ehls다.


Venue

뮤지엄한미 방이

관람료

6000원

참여작가

체사레 디 리보리오, 마시밀리아노 카멜리니, 루카 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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