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UM 1: 임택 《옮겨진 산수 유람기》

2011.10.01. 토 ~ 2011.10.29. 토

SPECTRUM 의 첫 전시인 임택의 옮겨진 산수 유람기는 동양화의 관념적 세계를 사진으로 구체화한 독특한 형식의 사진작업이다.

어색한듯한 동양화와 사진이 평면 안에서 어우러지고, 재료와 매체가 작가의 임의적인 배치로 조화되어 있는 작업들은 현대에 있어서 특정 장르나 형식이 파괴된 것은 진부하다라고 말 하는 듯 실제와 가상의 공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매체가 동원되는 현대미술의 전형을 보여준다. 특히, 2011년 한미사진미술관에 전시되는 작품은 동양화의 여백의 미를 살린 공간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사진에 의한 깊이 감과 산수형태가 간결하게 표현되고 있다.

시대를 거치면서 풍경은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하였다. 눈으로 보는 것만 그리는 풍경과 마음으로 보는 풍경을 그리는 것 등 시대에 따라 다양한 보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풍경은 공간을 바탕으로 하고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에 대한 개념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 먹 냄새 풍기는 집안 분위기에 젖어 자연스럽게 동양화를 전공하고 2006년 조선시대의 산수화를 참고로 시작한 임택의 옮겨진 산수 유람기는 눈으로 보고, 체험하고 만들어 설치한 자연이미지와 작가가 수집한 자연 이미지를 사진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입체를 평면으로, 과거의 전통의 요소를 현대로, 자연의 공간을 갤러리 내부로 옮긴다는 내용으로 명명된 옮겨진 산수 시리즈는 현실에 존재할 수도 있는 개념의 세계를 작가의 손으로 여러 매체를 활용하여 구현하는 것이다. 세상에 널려있는 이미지의 파편을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수집해 오리고 자르는 작업을 통해 시간을 쌓고, 현대문명인 디지털 기법을 통해 구성된 새로운 풍경은 동양화의 평면을 넘어 새로운 입체로 그리고 다시 평면의 사진작업으로 변화의 과정을 갖게 된다. 이렇게 완성된 사진 이미지들은 보는 이의 경험과 체험의 수위에 따라 동양화로, 설치로, 사진으로 다양하게 느껴진다.

작가는 해체가 용이한 소금으로 산맥의 형상을 만들고 하늘에 솜으로 된 구름을 가득 채워서 재현한 입체적인 가상의 공간에 실제 촬영한 오브제와 만들어진 해와 달 그리고 먼 산 밑에서 자연을 올려다보는 사람을 설치하여 사진으로 기록한다.

그의 사진 속에는 바다와 하늘이 닿은 곳에서 붉게 떠오르는 태양과 빙하처럼 보이는 하얀 산에는 과장된 형태의 초록 나무 한 그루가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노란 보름달이 떠 있고, 비행기와 새들이 날며, 등산하는 사람들이 사진 속에 담겨 있다. 유한한 존재감을 갖고 무언가 향해가는 작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동양적 풍경의 깊이, 영원한 자연의 무한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사람들의 헛된 움직임 등은 자연과 인간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동양화의 개념을 추구하지만 어렵거나 무겁지 않으며, 사진을 이용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밝고 환하다. 동양화 특유의 시점인 다시점은 사진을 통해서만 재구성이 가능해서, 이렇게 완성된 임택의 작품들은 교묘하게 교차된 시점을 어색하지 않게 보여주며 제한된 공간 안에서 여러 시공간을 만들어낸다.

임택의 산수들은 우리가 지금껏 쌓아온 지식으로 보면 어색한 세계, 불가능한 세계이다. 사진이라는 재현의 매체를 통해 기록된 공간과 시간 개념을 넘나드는 사진 속의 세계는 작가가 꿈꾸는 세계이기도 하며, 현실과 허구 사이를 간극을 자유롭게 유람하며 상상하는 작가의 모습이다. 아마도 그건 현대인들 간직하는 꿈의 세계 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의 옮겨진 산수 시리즈는 상상의 세계였던 작품 속 사진과 미니어쳐들이 실제 정원으로 옮겨져 움직일 때 비로소 완성 될 것이라고 임택 은 이야기 한다.


Venue

뮤지엄한미 방이

참여작가

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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