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사진전이 한미사진미술관에서 6월 12일부터 7월 24일까지 열린다.
작가 김영신은 뉴욕 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 사진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현재 대학에서 사진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열리는 작가의 첫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전쟁’이란 주제를 여성의 특정 시각으로 해석하여 풀어내고 있다. 전시장에 설치된 스타킹은 작가가 직접 바느질의 공정을 거쳐 제작한 것으로 겉보기에는 지극히 여성스러운 작업이지만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전쟁으로 인한 피해의 잔상들이 각인되는 과정이다. 그것은 폭력의 잔해이자, 유품이며, 소리 없는 아우성이다. 스타킹은 부드러운 천의 감각을 제공하지만, 사실은 뻣뻣해졌을 주검의 축 늘어진 다리의 모습을 상상할 때의 섬뜩함을 말하고 있다.
또한 기호와 같은 이미지 작업들은 철모, 폭탄, 그리고 전쟁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의 다리 등에서 차용된 것으로 전쟁의 잔혹한 면을 감정을 배제한 채 객관화시키고 있다. 언뜻 보면 꽃 모양 같이 비쳐지는 이미지는 폭탄이 터지는 이미지이고, 반달 모양의 이미지가 나란히 사각형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는 군인들의 철모에서 따온 것이다. 폭탄과 여자의 두 다리가 겹쳐진 이미지는 그 표현 방식이 직설적이기까지 하다.
설치와 사진작업이 어울려질 이번 전시는, 전쟁을 바라보는 방관자이 작가 자신의 여성성을 전쟁의 희생양으로 대비시켜 풀어나가는 방식을 작가는 채택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주로 교육에 전념하였던 작가의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