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런드그렌 《Geomancy》

2021.04.17. 토 ~ 2021.06.26. 토

한미사진미술관은 세계 각지의 광활한 사막 풍경을 독창적인 시선으로 포착한 마이클 런드그렌(Michael Lundgren, 1974~ )의 《Geomancy》 사진전을 오는 4월 17일부터 6월
26일까지 개최한다. 《Geomancy》는 사막의 광활한 대자연에 대한 참신하고 매력적인 접근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런드그렌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전시로, 작가의
근작인 《Geomancy》 연작의 전 작품 39점을 총망라한다.

작가는 1990년대 후반 무렵 미국 서부의 광대한 풍경에 매료된 것을 계기로 현재까지 세계 각지의 사막 풍경을 포착하고 있다. 미국 아리조나주 피닉스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런드그렌은 자연을 초월적 존재로 바라보는 풍경사진의 전통에서 벗어나, 사진의 시적 잠재력을 탐구하며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는 예술가, 과학자, 역사학자,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해, 역사적ㆍ사회적 맥락에서 접근하며 사막 풍경을 다층적으로 선보여왔다. 그가 담아내는 사막의 풍경들은 태초의 원시적 공간부터 상징적 모티프로 엮어낸 초현실적 공간, 인간의 흔적과 대자연이 교차하는 경계의 공간까지 다양한 풍경을 아우르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Transfigurations》(2000~2006), 《Matter(2006~2014), 《Geomancy》(2016~2019) 등이 있다.

이 전시는 작가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남서부, 멕시코와 유카탄 반도, 레바논의 사막지대를 여행하며 인간의 흔적을 추적한 《Geomancy》 연작의 전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업의 제목은 깨끗한 땅 위에 모래나 흙을 뿌려 나타난 흔적과 패턴을 해석하는 ‘geomancy(흙점)’를 은유한다. 작가는 사막을 탐험하며 발견한 자연적, 인위적 흔적을 통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류가 자연과 맺어온 관계에 대해 탐구한다.

《Geomancy》 연작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사실은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공포를 한 화면 안에 표현한다는 점이다. 런드그렌은 버려진 땅, 사막에서 인간의 흔적과 시간의 변화가 교차하는 경계를 포착하며 사막 풍경의 기록사진을 기묘하고 숭고한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예를 들어, 물줄기의 시작과 끝을 알 수 없어 공포와 경외심을 동시에 일으키는 작품〈Current〉(2019)는 자연의 위력을 강렬한 이미지로 표현하면서도 마치 바위 위에 일필휘지로 그려낸 수묵처럼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또한 낮과 밤, 일출과 일몰 등 사막 풍경의 다양한 지형을 가로지르며 관람자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는 간접조명, 내장형 플래쉬, 장시간 노출 등을 사용해, 대상의 형상을 경우에 따라 더 잘 알아볼 수 있거나 전혀 알아볼 수 없도록 변형시킨다. 대상을 유추하게 하는 시각적 단서가 줄어들면서, 관람자는 대상의 본질적 경험과 더욱 가까워진다. 요컨대 〈Roots in Guiengola〉(2017)는 멕시코 사포텍 문명의 유적지를 기록한 작업이 아니라, 바위 표면의 깊은 구멍들이 만들어내는 패턴을 포착해 새로운 형상의 ‘geomancy’를 제안하는 것이다. 이처럼 작가는 “관람자에게 (그동안) 이해하지 못하던 세상을 생각해보게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기존의 세계관을 재고해볼 것”을 독려한다.


장소

뮤지엄한미 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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