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조선족인 그가 2002년부터 고향 연변의 사회적 풍경을 기록한 《기억연변》(2002~2018)연작을 소개한다. 연변에 살던 지난 10여 년, 그리고 2014년에 한국에 이주한 후에도 지속한 심학철의 가장 긴 호흡의 작업이다. 사진들은 인물초상과 풍경, 가옥 내부와 외관, 가족의 대소사, 공공행사 등 여러 주제를 포괄하며 연변 내 조선족의 삶의 자취를 기록했다. 유형학적인 시선으로 촬영한 사진 속에는 조선족의 풍습과 일상이 드러난 피사체가 일관된 형식으로 포착되어있다.
사진들은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이질적인 조선족 일상의 단면을, 언젠가 그 자취를 감출 이들의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이 기록은 사실적인 한편 주관적인 작가의 시선이 투영된 사진들이다. “사진의 이미지는 말이 없고…. 내 마음은 언제나 수다스럽다.”고 작가가 고백했듯이, 정제된 기록 속에는 실상 그가 바라보고 기억하는 연변의 여러 모습과 작가의 시선이 교차한다. 4월 9일부터 6월 6일까지 8주간 MoPS 한미사진미술관 삼청별관에서 선보이는 전시를 통해 심학철이 기록한 연변의 모습을 차근히 살펴보았으면 한다.
전시와 함께 연계도록으로 미술관의 34번째 Camera Work 총서가 발간된다. 전시연작인 《기억연변》과 근작 《이방인》을 함께 소개한 이 도록은 심학철의 첫 사진집이다. 그간의 작업 맥락을 가시화하기위한 편집과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책에는 작가노트, 기획노트와 더불어 이번 〈젊은 사진가 포트폴리오〉 초청 리뷰어로 참여한 최봉림 사진비평가의 글이 실린다. 전시기간 중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