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한미 삼청별관은 2025년 마지막 전시로 조선희 개인전 《FROZEN GAZE》를 개최한다. 인물사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커리어를 구축해온 조선희가 새로운 예술사진 연작을 소개하는 자리다. 상업사진에서 쌓은 시각적 감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는 기록과 재현사진을 넘어 자신의 감각과 사유의 과정을 사진으로 풀어낸다.
전시에서 소개되는 〈FROZEN GAZE〉연작은 2018년, 작가가 작업실 앞에서 마주친 죽은 참새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작가는 로드킬당한 새들을 얼음으로 얼리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며 작업을 이어왔다. 죽은 새의 모습을 통해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린 작가는 ‘얼림’이라는 행위를 통해 아버지의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채 멈춰 있는 자신의 감정을 직면하고자 한다. 연작의 제목이자 전시 제목인 ‘Frozen Gaze’, 즉 ‘얼어붙은 응시’는 이처럼 순환하지 못하고 멈춘 감정을 끝까지 바라보는 시선을 의미한다.
얼음 속 새라는 단순한 이미지 뒤에는, 대상을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며 그 시간을 응시한 작가의 사유와 체험이 담겨 있다. 이는 작가가 기억과 감정을 섬세하게 다스리며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는 수행적 시간이다. 관객은 작품을 통해 작가의 개인적 기억을 바라보는 동시에, 자신의 상실 경험과 감정을 겹쳐보며 내면 깊숙이 얼어붙은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