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진연구회(Modern Photography Society)’는 1961년 ‘싸롱아루스(Salon Ars, 1960)’에 의해 결성되었다. ‘싸롱아루스’는 지도부로써 ‘현대사진연구회’를 통해 신진을 육성했고, ‘현대사진연구회’는 ‘싸롱아루스’에 사사하면서 사진이력을 쌓았다. 두 단체는 사제관계이면서 자매관계로 함께 활동했다. ‘현대사진연구회’는 1962년 제1회전을 시작으로 1972년까지 여덟 번의 회원전을 개최했다. 제1회전과 2회전에는 리얼리즘 계열과 유럽의 모더니즘 경향이 혼재되어 있어 새로운 경향의 사진을 모색하려는 초창기 예술적 노선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러나 1965년에 열린 제3회전부터는 실험적 노선은 약화되고 리얼리즘 계열로 치우치는 경향을 보였다. ‘현대사진연구회’는 회원전과 더불어 사진 및 예술 강연회를 다수 개최했는데, 1966년에는 미국의 월간 잡지 『파퓰러 포토그래피(Popular Photography)』의 편집장 브루스 다운즈(Bruce Downes)의 내한 세미나를 열어 한국 사단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현대사진연구회’는 1964년 6월 기관지 『사안(斜眼)』을 발행했다. 『사안』은 같은 해 8월 창간해 종간한 『캐머러 세대』를 제외하면 사진잡지가 부재했던 1964년부터 1966년까지 한국 사진계의 활동과 현안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매체였다. 『사안』은 리얼리즘 사진을 옹호하는 입장과 사진예술 지평의 확장을 지향하는 글을 병치했고, 사진계의 당파성을 타개하려는 어설픈 시도도 함께 행했다. 허술하고 엉성한 편집의 회지였지만, 여기에 실린 몇몇 글들은 거의 2000년까지 한국 사진담론의 전형을 원초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사적이다. ‘현대사진연구회’와 더불어 작가의 이력을 쌓은 주요 인물들은, 한국 현대사진의 지형도를 작성한 이형록(1917-2011), 확장된 사진의 모더니즘을 모색한 이상규(산업은행 조사부)와 김행오(1927-2014년 경, 동양방송 영화과), 완강한 리얼리즘 이론가이자 『윤미네 집』의 작가 전몽각(1931-2006, 국립건설연구소), 그리고 여성 최초로 한국에서 사진개인전을 행한 박영숙(1941- ) 그리고 지금까지도 왕성한 작가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황규태(1938- )와 주명덕(1940- )이 있다. 간단히 말해 ‘싸롱아루스’와 ‘현대사진연구회’의 회원 대부분은 당시 한국 사진계의 엘리트들이었다. 1961년 결성해 1967년 사실상 와해되기까지 길지 않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현대사진연구회’의 활동에 주목하는 것은, 이 단체가 1960년대 한국 모더니즘 담론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특히 리얼리즘 사진으로 귀착된 1970-80년대 한국 현대사진의 전개 과정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함이다. 한국사진문화연구소는 자료집 제12호 『한국 현대사진과 ‘현대사진연구회’』를 통해 ‘현대사진연구회’의 주요 인물과 활동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자료집은 한국사진문화연구소가 2016년 5월에 개최한 학술 컨퍼런스 《한국 현대사진과 ‘현대사진연구회’》의 논문 4편과 7월에 진행했던 《한국사진사 구술프로젝트: ‘현대사진연구회’》의 구술 녹취록을 ‘현대사진연구회’ 연혁 및 관련 자료들과 함께 정리해 수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