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문화연구소 자료집 제10호는 ‘임응식 스크랩북’의 자료 목록을 정리한 자료집 제9호에 이어, ‘임응식 스크랩북’에서 주요 문헌을 엄선해 그 원문을 검토할 수 있도록 연대별로 정리한 것이다. ‘임응식 스크랩북’은 임응식이 70여 년의 한국 사진사 관련 자료를 특정 내용과 연도에 따라 모른 서른세 권의 바인더 북이며, 자료 수는 2,864점에 이른다. 이 방대한 스크랩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선별이 필수적이었다. 우선 연구소는 활동의 지속성을 지닌 사진 단체와 인물 그리고 당대와 후대에 영향력을 미친 전시를 중심으로 문헌을 선별해 연대별로 정리했다. 이렇게 선별된 자료는 자료의 희귀성과 정확도에 따라 또다시 걸러졌다. 예를 들어 새롭게 발견된 도판, 목록, 서문 등을 우선하여 선택됐고, 이미 출판된 자료와 그와 내용이 유사한 것들은 정확성과 상황 인식을 제고할 경우 게재됐으며, 동어반복적이거나 전후 문맥을 알 수 없는 자료는 배제됐다. ‘임응식 스크랩북’은 임응식의 관점에서, 임응식을 위해 수집된 개인 자료다. 열여덟 권에 이르는 『한국사진사 자료』와 『임응식 기사』에는 선생이 참여하고 관여했던 전시, 공모, 시상 등의 자료들을 포함해 선생이 집필한 사단 회고와 선생에 대한 호의적 에세이들이 대다수였다. 이 '편파적인' 수집물 안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기록물을 공평하게 선별하는 일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국 사진사를 다루는 시각이 선생 쪽으로 편중됐고, 선생과 무관한 혹은 적대적인 중요 사안들은 배제됐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한국 사진사 편집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목표로 하는 한국사진문화연구소는 선생의 개인사와 회고적 평가에 관련된 자료를 배제하려 노력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선생은 빈약한 한국사진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의 한 명이었고, 그를 위한 스크랩북은 그와 함께 길을 간 한국 사진사였기 때문이었다. 이번 자료집에 게재된 문헌의 상당수가 선생의 사진계 활동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자료일 수밖에 없었다. 선별작업 이후의 과제는 자료의 ‘객관적’ 시각화였다. 우선 자료의 물리적 요소, 즉 크기, 상태, 편집요소를 객관화하기 위해 디지털 복사를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원본을 타이핑했다. 그리하여 ‘임응식 스크랩북’은 디지털 복사본과 타이핑 자료로 구분, 정리되었다. 1960년대 이전의 자료의 경우, 두 자료를 함께 싣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자료의 보존 상태와 인쇄가 양호한 1960년대 중·후반 이후의 자료는 디지털 복사본만 실었다. 물론 복사본의 가독성이 떨어질 경우, 타이핑 자료를 부분적으로 첨가했다. 이번 자료집에 수록된 자료 수는 총 240여 점이며, 유형별로는 홍보물, 기사, 문서 순이다. 연대별로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자료가 가장 많았다. 연구소는 무엇보다도 연대기적 편집을 중시했다. 게재된 주요 자료들을 연대별로 간략히 언급하면, 1930년대에는 임응식의 『사진살롱』 지 입선, 강릉사우회 전람회, 1940년대에는 부산예술사진구락부, 《예술사진동인전》과 임석제의 개인전 등이 수록되었다. 1950년대에는 임응식의 《도쿄국제사진살롱》과 『US 사진연감』 입선, 《인간가족전》,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사진작가단과 관련된 자료를 게재했다. 1960년대에는 《외국 당선 작품 걸작사진전》, 《한국창작사진협회전》, 《동아국제사진살롱》, 《국전》 관련 자료와 한국사진협회 문서 등을 실었다. 1970년대에는 문선호, 전몽각, 최민식 등의 개인전과 국제사진전 등 다수의 전시 자료를 실었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는 《한국 현대사진 흐름전》, 《’98 사진영상의 해》 그리고 사진박물관 건립에 관련된 자료들이 게재됐다. 아울러 임응식의 단편적 이미지 자료와 당대의 주요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한국사진사 회고, 작가론 등은 연대별 편집에서 분리해 수록했다. 한국사진문화연구소는 이번 자료집에서 수록하지 않은 《국전 사진부》 설립과 운영에 관련된 서한문 및 공문서 등을 다른 《국전 사진부》 관련 자료와 함께 정리해, 1960년대와 1970년대 초반 한국 사진계를 풍미했던 이 공모전을 총체적으로 열람할 수 있는, 가제 『《국전 사진부》 자료집』을 올 하반기에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