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훈 《연화지정 蓮花之井》

2008.07.29. 화 ~ 2008.09.12. 금

한미사진미술관에서는 2008년 7월 29일부터 9월 12일까지 성남훈 사진전 <연화지정 蓮花之井> 전시를 가진다.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을 찾아 그곳의 ‘지금’을 기록해온 작가 성남훈이 티베트의 동쪽 지역인 을 찾았다. 이 곳 ‘캄’은 학식이 높기로 이름난 스승을 찾아 모여든 약 1만 명이 넘는 수행승들이 커다란 마을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해발 3900고지의 평평한 구릉지에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수행을 하고 있는 이들 만 명 중, 약 7천 여명이 비구니이며, 그 중 50%가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의 젊은 비구니들이다. 수도와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은 오지에서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세상의 흐름과 반대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기록한 사진가 성남훈은 우리에게 무언(無言)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들에게는 생활이 곧 신앙이며, 신앙이 곧 생활이다. ‘타루초’라는 다섯 가지 색의 천으로 만든 깃발을 집이나 절, 산 등 신성한 곳이라고 여겨지는 곳에 두고, 매일 경배하고 있다. ‘타루초’에 사용된 다섯 가지 색깔은 우주의 다섯 가지 원소 물, 하늘, 불, 바람, 땅을 상징하며 동시에 동서남북 그리고 그 중간의 다섯 방향을 의미한다. 밀교적 특성을 가진 이들은 부처의 교리보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우선시 하며, 사소한 일에서부터 자신의 몸 두 세배가 넘는 목판을 등에 지고 와 집을 보수하는 공동의 노동도 병행하며 수행하고 있다.

문명의 이기로 세계의 오지가 점점 사라져 가고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덮힌 도시로 개인의 허망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물질의 세계로 빠져가는 이 시기에 이들은 왜 스스로를 고행의 길로 향하게 하는가? 윤회를 믿는 그들은 죽어서 누리는 것이 천국이 아니라 지금 살아서 누리는 것이 천국이라는 진리를 믿고 생활하고 있다. 그들은 죽음을 천국으로의 길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기 위한 절차로서 받아들이며 수행을 행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고도의 매서운 바람과 추위에 붉은 연꽃처럼 터져버린 그들의 해맑은 얼굴에서 관람객들은 그들이 기원하고 있는 삶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작가 성남훈의 <연화지정 蓮花之井> 전시는 하루 하루가 바쁘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문명의 이기로 가득 찬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비구니들과의 교감을 통한 작가의 시선이 담긴 사진들로 영혼의 우물을 찾아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 해 줄 것이다.


장소

뮤지엄한미 방이

참여작가

성남훈


ko_KRKo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