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UM 7: 최중원 《아파-트》

2012.07.14. 토 ~ 2012.09.02. 일

한미사진미술관의 연속기획전 SPECTRUM 의 일곱 번째 전시에서는 사진작가 최중원의 〈아파-트>연작을 선보인다. 이전작업인 <스치던 풍경>연작을 통해 이미 그 사진적 역량을 보여준 작가는 <아파-트>를 통해 다시 한번 그의 독특한 심미안과 사진에 대한, 그리고 그 사진에 담긴 대상물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주로 일상 속에서 스치고 지나가는 평범한 우리네 주변의 풍경들에 주목해온 작가가 이번 연작에서 다룬 주제는 현대 한국사회를 대표하는 주거환경이자 다양한 형태와 크기, 입지조건에 의해 부의 척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실제 아파트들이다. 전후 복구사업과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거국적 명분으로 시작된 아파트 개발에 작가는 문득 ‘그 초기의 모델들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까’에 대한 호기심으로부터 이 작업을 시작하였다. 리서치에 의존해 작업을 진행한 작가가 이 시리즈에서 주목한 것은 아파트 초기모델 중에서도 단지를 이루고 있는 형태의 아파트가 아닌 독립형, 소규모 형태의 아파트들이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일종의 ‘도태된 아파트들’이라 명명된 이러한 아파트들이 작가에게는 단순히 촌스럽고 진기한 외양을 가진 낡은 건물들을 너머 지금은 비록역사의 뒤안길에 있지만 결코 그 시선은 또렷한, 역사의 주름들을 몸에 오롯이 새기고 있는 실체이다.

1930 년 일본인의 손에 의해 지어져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울을 점령한 북한군에 의해 양민 학살 장소로 사용되다 연합군의 손에 넘어가 군 전용 호텔로 개조되어 사용된 충정아파트. 국내최초의 아파트라 불리는 충정아파트는 이처럼 해방과 전쟁을 거치며 파라 만장했던 근대시기를 당 시대 사람들과 함께 견뎌왔다.

이와 더불어 지금은 어느새 누추해졌지만 당시에는 황학동 사거리에 스카이라인을 바꾼 입체적 이정표였던 동대문아파트, 명동과 남대문 시장 주변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함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중앙난방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하여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의 정점을 찍은 회현시범아파트 등. 그 언젠가는 높은 위용을 자랑하며 서있던 아파트들이 현재는 가까스로 그 존재만을 연명하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최중원의 사진들은 근대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한국주거역사에 대한 기록이자 그 안에서 삶을 공유했던 이들의 이야기들, 표면에 드러나있지 않은 정보들에 대한 기록이다.


장소

뮤지엄한미 방이

관람료

6000원

참여작가

최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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